저자소개 및 책의 구성
저자 가나자와 사토시는 런던 정치 경제 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 부교수로 재임 중이고 전문연구분야는 진화심리학, 결혼 제도 : 일부일처제 대 일부다처제, 지능 연구, 합리적 선택 이론, 신체적 매력, 행동의 성별 차이 등이 있습니다.
가나자와 사토시는 지능의 역설을 통해 지능이 진화심리학적 심리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합니다.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자, 종교를 믿는 자와 안 믿는 자,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지능이 높은 사람과 상대적으로 지능이 낮은 사람의 선택을 비교 분석합니다. 지능의 역설은 자청이 '역행자'에서 '나를 역행자로 만들어준 책 리스트'에서 소개한 추천도서이기도 합니다.
진화심리학의 4가지 기본원칙
책은 진화심리학의 4가지 기본원칙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 원칙 1 : 인간도 동물이다 - 인간도 자연계의 일부이며 모든 생물의 궁극적인 목표는 번식의 성공이라고 합니다. 자연계의 생물은 모두 진화의 프로세스에 의해 번식하도록, 가능한 많은 유전자를 남기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 원칙 2 : 인간의 뇌를 특별히 취급하지 않는다 - 뇌의 기능이란 적응상의 문제를 해결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생존하고 번식하는 일이며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 원칙 3 : 인간의 본성은 천성적인 것이다 - 다른 생물처럼 인간도 태생적으로 인간으로서의 본성을 가진다고 전제합니다. ▶ 원칙 4 : 인간의 행동은 천성적인 본성과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 유전자에 의해 프로그램된 천성적인 인간의 본성과 인간이 성장하고 생활하는 환경은 둘 다 비슷한 정도로 중요한 행동의 결정 요인으로 봅니다.
사바나 원칙과 지능의 역설
사바나의 원칙 : 우리의 뇌는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나 상황은 잘 이해할 수 없으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62쪽)
사바나의 원칙이란 인간의 심리 메커니즘이 조상의 환경 조건(수렵-채집)에 적응하도록 이루어졌으며, 현대 환경 조건(근대사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수렵-채집에 적합한 심리기제가 발달해왔기 때문에 그러한 심리 메커니즘이 현대 환경 조건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능의 역설 :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는 없었던, 진화의 관점에서는 새로운 기호와 가치관을 갖기 쉽다.
(135쪽)
지능의 역설이란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진화의 과정에서 부자연스러운 기호와 가치관을 가지기 쉽다는 것을 말합니다. 지능이 높을 수록 과거의 환경 조건(수렵-채집)에 적응한 심리 메커니즘에 구애를 받지 않고 행동,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진보주의자는 지능이 높다?
책은 '진보주의'를 (보수주의에 대립하는 존재로서) '유전적으로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며 그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나누어도 좋다고 하는 태도'라고 정의하고,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보다 (평균적인) 지능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밝히고 있습니다.
식량 등의 자원을 유전적으로 가까운 사람과 나누는 일은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판 남에게 자원을 나눠주는 일은 진화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본성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진보주의자는 상대적으로 유전적으로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에게 재산을 나누어주는 정책을 선호합니다. '진보주의자'가 지능이 높은 것은 지능의 역설을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영리한 바보
책은 브루스 G. 찰턴(Bruce G. Charlton)의 견해를 통해 진보주의자가 왜 그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보주의자들을 포함해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영리한 바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능이 높은 사람은 지능이 높은 데서 기인하는 사고력을 잘못 사용하여 당연하고 익숙한 문제에도 지나치게 분석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결과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보주의자처럼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어리석고'(비상식적이고) 보수주의자처럼 지능이 낮은 사람일수록 '현명하다'(상식적이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총평
저자 가나자와 사토시는 과거 백인, 동양인 흑인과 미국 원주민들에게 여러 인종의 사진을 보여준 뒤 각자의 호감도를 나타내게 한 결과 흑인여성들이 다른 인종의 여성들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진화심리학에 관한 연구결과는 끊임없이 논란이 되며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한 논란은 진화심리학에 대한 오해의 단적인 예가 아닐까 합니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의 관점에서 진화심리학적 연구결과를 성차별 또는 인종차별적 견해로 치부하는 것은 논리적인 접근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라면 좋은 신경외과 의사가 되는 것과 좋은 부모가 되는 것 중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315쪽)
책에서 이해한 내용에 따르면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면 상대적으로 좋은 부모가 되기보다 좋은 신경외과 의사가 되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능이 높은 사람은 모두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는 것일까요? 책은 지능이란 인간이 가진 수많은 특질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고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이에 관한 연구결과에 따른 특정한 경향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행동과 선택을 할지는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책은 '지능의 역설'을 통해 진화심리학 이론을 한 단계 깊은 수준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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