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기후변화로 황폐화된 지구, 인류는 우주로 나가 지구와 달의 궤도 사이에 만들어진 새로운 정착지 '쉘터'로 이주한다. 이주가 거의 완료되어 갈 무렵 '쉘터'에서는 내전이 일어나 수십 년간 전쟁을 이어간다.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관객 감독 타이틀을 보유한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정이'는 고(故) 강수연 배우의 유작으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며 인관과 기계가 공존하는 세상을 그렸다.
▶ 공개 : 2023. 1. 20
▶ 장르 : SF
▶ 국가 : 대한민국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98분
(※ 스포일러 다수 포함 주의)
영화 정이 출연진 정보
▷ 윤정이(김현주) : 연합군의 전쟁영웅. 전설의 용병으로 마지막 작전을 실패하고 큰 부상을 입은 채 귀환한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AI 연구소 '크로노이드'가 그녀의 뇌데이터를 넘겨받아 최강의 전투AI를 연구하게 된다.
▷ 윤서현 팀장(故 강수연) : 윤정이의 딸로 AI 연구소 '크로노이드'의 전투AI 연구 프로젝트 '정이'를 총괄한다.
▷ 김상훈 연구소장(류경수) : 크로노이드의 소장으로 다혈질의 성격과 형편없는 유머감각을 지녔다. 회장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인다.
▷ 회장(이동희) : 크로노이드 본사의 회장으로 전투AI 연구를 수십 년간 지원해 왔다.
▷ 이세연 상무(엄지원) : 본사 상품개발부로 새로 부임해 온 상무
▷ 재경 연구원(한우열) : 전쟁영웅 정이의 열성팬. 연구도중 뇌데이터를 몰래 빼돌린다.
자본주의 계급사회의 극단, 뇌복제
윤팀장이 윤리테스트를 받기 위해 본사로 들어가 상담을 받는 중 뇌복제를 제안받는다. 뇌복제를 통해 의체로 새로운 삶, 영생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지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보장받는 권리가 달라진다.
▶ A타입 : 가장 비싼 타입. 인간에 준하는 대우를 법으로 보장받는다.
▶ B타입 : A타입보다는 저렴하지만 인간의 기본권 중 결혼, 거주이동의 자유, 아동입양 등의 권리에 제한을 받는다.
▶ C타입 : 무료이긴 하지만, 기업에 뇌정보를 모두 양도해야 하고, 뇌데이터로 클론을 만들 수 있기에 인격체로 인정받을 수 없다. 유족에게 지원금이 전달된다.
돈으로 철저하게 계급이 나누어지는 자본주의 계급사회의 극단을 표현하고 있다. 재력이 충분한 상류층만이 온전한 인격체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A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B타입은 결혼, 집, 출산(육아) 등을 포기한 N포세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포기했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제한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일까. C타입은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 바치고 부품처럼 소모되는 노동자를 비유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영화에서는 자본주의 계급사회의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수성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는 걸 보면 영화에서처럼 디스토피아적 미래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부모의 재력에 따라서 출발점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무엇이든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은 아직 개인의 선택에 남겨져 있으니 말이다.
어머니는 강하다!
전투AI를 연구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던 도중 적에게 제압당한 AI로봇 정이는 전투의지를 상실하고 만다. 그런데 갑자기 뇌지도 영상에서 미확인 영역이 활성화되며 압도적인 전투력을 발휘한다.
미확인 영역에서 압도적인 전투력을 갖게 만든 것은 바로 '모성(母性)'이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로봇(사이보그)에서 느껴지는 차가움과 모성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대비가 되며 더욱 강렬한 인상을 준다.
윤팀장의 어머니를 위한 희생
건강이 안 좋았던 윤팀장의 어린 시절,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그의 어머니는 전쟁 용병으로 작전을 수행해야만 했다. 윤팀장의 할머니는 마지막 작전에서 실패하여 큰 부상을 입고 귀환한 윤정이의 뇌데이터를 크로노이드사에 양도하며 윤팀장의 수술비와 생계비를 지원받는다.
전투AI를 연구하는 동안 끝없이 반복되는 어머니의 고통과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봐야만 하는 윤팀장, 전투AI의 연구가 중단되고 가정용 AI상품으로 개발되는 어머니를 지켜보는 내내 윤팀장은 죄책감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윤팀장은 속죄하듯 어머니를 탈출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다. 윤팀장은 어머니가 그랬듯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다.
"자신만 생각하면서 살아요. 자유롭게 살아요."
총평
김현주의 화려한 액션연기가 돋보인 작품 영화 정이의 장르는 SF, 액션 & 어드벤처로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가족영화의 느낌이 더 강했다. 다소 뻔한 전개가 이어지며 대부분의 장면이 연구소 안에서 진행되다 보니 공간적인 답답함이 느껴지며 스케일이 작은 인상을 받았다. 영화가 담고 있는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는 영상을 조금 더 담아주었다면 스케일도 커 보이고 더욱 좋았을 것 같다. SF영화에서는 화려한 특수효과와 기발한 상상력을 기대하는데, 이러한 기대에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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